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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등의 눈물 | 정요석 | 2026-01-2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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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 세계 랭킹 2위인 중국의 왕즈이는 2025년 한 해 동안 국제시합에서 1위 안세영에게 결승에세만 7번 패배했다. 이 둘은 시드 배정을 받아 대진표 양쪽에 배정되기 때문에 결승에서만 7번 만났고, 왕즈이는 매번 패배했다. 상위 랭커 8명만 참여하는 월드투어 파이널스가 중국 항저우에서 2025년 12월 말에 열렸다. 이번에도 안세영과 왕즈이는 결승에서 만났고, 무려 1시간 36분간의 혈투 끝에 2대 1로 안세영이 승리했다. 왕즈이는 시상식에서 밝은 표정을 지었지만, 이후 열린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렸다. 최선을 다했지만 어쩔 수 없는 실력과 체력 차이 앞에 그것도 자국민들의 일방적 응원 속에서 졌을 때 그녀가 느낀 좌절감과 아쉬움은 얼마나 컸을까? 그녀의 눈물을 보며 내 마음도 아팠다. 국적을 떠나 내 첫 딸보다 어린 25살의 왕즈이가 겪을 마음의 고통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나는 우리나라를 사랑한다. 영국에서 잠시 유학할 때 내가 우리나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나는 외국에서 살 수 없는 성향임을 강하게 느꼈다. 그럼에도 나는 그때 외국 학생들과 잘 지냈고, 지금 우리나라에 들어와 사는 외국인들에게도 특별한 편견을 가지려 하지 않는다. 국적, 인종이 각 개인의 이미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노력한다. 나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가 경쟁할 때 김연아를 응원했지만 아사다 마오가 회전할 때 넘어지기를 과도하게(?) 바라지 않았다. 나는 LG와 기아를 좋아하지만, 다른 팀들의 뛰어난 기량에도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려고 노력한다. 나는 명승부와 뛰어난 기량을 만들어내는 배드민턴, 피겨, 야구, 축구와 같은 스포츠 종목 자체가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스포츠나 예술이나 경제 등에 민족과 인종과 지역을 개입하는 것이 일종의 우상숭배임을 갈수록 느낀다. 개인을 판단할 때 좀 더 신중해지고자 한다. 국적과 이념과 지역을 넘어서서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태도와 진지함을 보려 하고,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얼마나 헌신하는지 살피려 한다. 우리가 죽어서 하나님의 심판대에 설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국적과 학벌과 거주형태를 묻지 않으실 것이다. 대신 얼마나 이웃을 위해 배려했고, 따스한 웃음을 건넸고, 마음의 정욕과 혈기를 누르며 사랑했는지를 물으실 것이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가치 있게 여기는 진정한 진선미가 무엇인지 알아간다는 뜻도 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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