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연승이란 부끄러운 기록(2018년 4월 5일) | 운영자 | 2025-04-0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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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글은 2018년 4월 5일에 페이스북에 "77연승이란 부끄러운 기록"이란 제목으로 쓴 글입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농구보다 배구를 좋아한다. 공격수의 시원한 스파이크와 센터의 빠른 속공도 좋아하지만, 이들에게 볼 배급을 하는 세터의 손놀림을 눈여겨본다. 세터를 통해 탁구와 배구 간에 많은 공통점이 있음을 느낀다. 배구를 좋아하던 나이지만, 한 때 배구를 보지 않았다. 삼성화재 배구단이 독주하던 때였다. 이 팀은 1997년에 처음 출전한 슈퍼리그에서 우승했다. 처녀 출전한 팀이 어떻게 우승을 했을까? 그것은 김세진, 김상우라는 기존의 좋은 선수에 신진식, 방지섭과 같은 대형신인 선수들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 후 삼성화재의 우승과 연승 행진은 더욱 이어졌다. 1999년에 입단한 신선호, 최태웅, 석진욱, 장병철 그리고 군복무를 마치고 월드리베로 여오현 등이 합류했기 때문이다. 이 팀은 2001년 1월부터 2004년 3월까지 겨울리그 77연승을 기록했고, 이것을 구단의 자랑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기간에 배구를 보지 않았고, 많은 팬들도 삼성화재가 이길 수밖에 없는 경기를 보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자신의 우승을 위해 풍부한 자금력으로 좋은 신인들을 싹쓸이하여, 경기력이 다른 팀들에 비해 월등했다. 경기가 박빙의 승부일 때 재미있지 않은가? 승부가 뻔한 경기를 누가 보겠는가? 삼성화재 배구단은 77연승을 해서 좋았을지 모르지만, 배구단 전체로는 팬을 잃는 큰 손실이었다. 올해 2017~201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을 이기고 3월 30일날 우승했다. 작년에 진 패배를 설욕하였다. 그런데 대한항공이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캐피탈 때문이었다. 대한항공의 결정적 약점은 리베로였다. 현대캐피탈에는 월드리베로라는 여오현이 있는데, 대한항공은 다소 수준이 떨어졌다. 그런데 현대캐피탈에서 정성민이란 리베로를 작년에 대한항공에 트레이드 한 것이다. 현대캐피탈은 강력한 라이벌 팀에 가장 필요한 선수를 트레이드한 것이고, 이것이 부메랑이 되어 현대캐피탈은 이번에 우승을 놓친 것이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이 이번에 우승하지 못함으로 배구계는 전체적으로 큰 승리를 거두었다. 대한항공은 창단 후 이번에 처음으로 우승했다. 팬들은 눈물까지 흘리며 기뻐했고, 다른 팀들의 팬들까지도 웃으며 축하의 박수를 보내었다. 현대캐피탈이 연이어 우승한 것보다 기뻐한 이들이 많은 것이다. 프로배구계의 파이는 더 커진 것이다. 이 중심에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과 운영단이 있는 것이다. 그간 현태캐피탈은 센터 진성태를 대한항공에, 센터 우상조와 조근호를 우리카드에, 센터 윤봉우를 한국전력에 보냈다. 잠재적 우승 경쟁팀에게 좋은 선수들을 기꺼이 트레이드하는 정신과 분위기가 프로배구계 전체의 흥행력을 키우는 것이다. 현대캐피탈에서 비주전으로 벤치에 머무는 선수들을 타팀에 보내어 주전으로 활동하게 배려하는 마음은 팬들에게 감동을 주지 않는가? 우승은 중요하지만, 우승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 팬들은 우승만 바라지 않는다. 아울러 감동을 바라고, 인생을 사는 의미와 아름다움을 바란다. 운동도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고, 사람은 떡으로만 살지 않고, 의미와 아름다움과 배려 등으로 살지 않는가? 아무도 2등을 기억하지 않는다는 광고 카피를 나는 싫어한다. 그런 정신과 정서가 곳곳에 밴 기업은 사업과 스포츠에서 독주하며 연승을 이룰지라도 국가와 리그 전체로는 손실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이익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와 리그 전체를 바라보는 시야가 있어야 한다. 세움교회는 서초동에서 상도2동으로 2009년에 이전했다. 이전하니 가까운 거리에 교회 2곳이 있었다. 음료수를 사들고 인사를 하러 가서, “주변 교회를 자극하는 행사를 하지 않겠습니다. 서로 배려하며 친하게 지냅시다.”라고 인사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플래카드 하나도 거의 걸지 않았고, 자극하는 행사를 안 했다. 바로 교회 앞에 아파트가 지어지고 입주가 시작되었을 때도 다소 먼 거리의 교회가 입주민들에게 전도를 할 때도 우리 교회는 그 경쟁에 뛰어들지 않았다. 한 교회만 입주민들에게 안내를 하고 전도를 하면 좋아 보이지만, 몇 교회가 동시에 하면 동종 업종의 제살깎기 경쟁처럼 비쳐진다. 한국 교회들 중 다른 교회들과의 양적 경쟁에서 살아남은 정도가 아니라 탁월하게 승리한 교회들이 있다. 이 교회들은 성장과 안정이라면 세습도, 독재적 운영도, 비밀스런 재정 운영도, 무리한 진영논리 발언도 강행한다. 이렇게 할수록 아이러니하게 성장이 되고 대를 이은 목회가 이루어져서 그들에게는 좋을지 모르지만, 한국 교회 전체적으로는 부정적 이미지가 쌓이며 전도가 되지 않고, 지적 자살의 집단으로 비쳐진다. 자신의 교회만 살려고 하면 안 된다. 무엇이 참된 성장인지를 인식해야 한다. 교회는 수단이 정당해야 한다. 일반 사회는 교회로부터 감동과 진리와 배려와 절제와 차분함을 기대하지, 그들과 같은 약육강식의 승리를 바라지 않는다. 최태웅 감독처럼 리그 전체를 바라보며 다른 팀들에게 비주전의 선수들을 트레이드 하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 그는 대한항공이 우승한 날, 즉 자신의 팀이 비참하게 진 날, 화려한 꽃다발을 들고 우승 감독에게 웃으며 건네었다. 그 감독은 최 감독을 껴안았다. 최 감독은 이에 그치지 않고, 대한항공 선수들과도 한 명씩 악수를 했다. 그들 중 상당수가 최 감독을 진심으로 껴안았다. 삼성화재는 77연승을 할 때 자신만 우승과 연승을 했지만, 3월 30일에는 대한항공만이 아니라 현대캐피탈을 비롯한 배구 전체가 우승을 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어떤 개인과 정당이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지방자치가 승리하도록 기독교인들은 한국 사회를 이끌어가야 한다. 특히 목사들이 그러해야 하는데, 목사들이 거짓 뉴스에 넘어가고 흥분하니 참 안타깝다. 남한이 북한에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남과 북이 모두 승리할 수 있도록 기독교인이 이끌어가야 한다.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세속 문화도 격조 높게 이끌고, 무엇이 옳은지 방향 제시를 해야 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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