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수 샤워가 가져온 편견의 깨뜨림, 240426 | 정요석 | 2024-06-1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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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중순 경에 신학연구위원회 세미나가 이틀 동안 있었다. 그때 위원장 목사님이 본인은 샤워를 할 때 늘 찬물로 온 몸을 적시며 마무리한다고 말하였다. 나는 목사님께 검도로 단련된 몸이라서 그런 찬물 마무리가 가능하지, 일반 사람은 안 된다고 응답하였다. 우리 집은 샤워할 때 온수로 수도꼭지를 틀어도 한참동안 찬물이 나온 후에야 온수가 나온다. 그 찬물이 아까워 대야에 담아 두곤 한다. 7명이 한 집에 사니 그 대야는 자주 찬물로 가득 차곤 한다. 신학연구위원회 모임 후 집에서 샤워를 하려는데 대야에 가득 찬 찬물이 눈에 들어왔다. 위원장 목사님의 말을 생각해내곤 그 찬물로 샤워를 해봤다. 그런데 이게 가능했다. 생각보다 차지 않았고, 샤워 이후에 오히려 추위를 느끼지 않았다. ‘냉수 샤워’와 ‘냉수 목욕’ 등으로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장단점과 방법 등이 나오고, 의외로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대야의 찬물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냉수 샤워의 장점을 경험했기에 자주 냉수 샤워를 하고 있다. 이 일을 통해 누가 어떤 말을 할 때 나의 경험과 개념으로 판단하기보다 먼저 수용하려는 자세가 있어야 함을 또 깨달았다. 편견과 선입관과 선지식이 더 좋은 개념과 통찰을 갖는 데 종종 장애가 됨을 또 확인하였다. 현재의 나는 그간의 경험과 개념으로 형성되었지만, 이것들을 보다 넓힌다면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을 이해하고 더 여러 일들을 하게 될 것이다. 요사이 이런 노력을 의도적으로 하고 있다. 살아온 나이로 인해 방향과 개념이 잘 바뀌지는 않지만, 나름 노력하고 있다. 노래도 좋아하는 곡들만이 아니라,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들을 들어보려 하고,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과도 일부러 대화하려 하고, 지지하지 않는 정치인들의 발언도 진중히 들어보려 한다. 이번 학기 현대신학에 대해 강의하며 선호하지 않는 현대 신학자들에 대해서도 마음을 열고 그들의 충정과 의도를 살피고 있다. 이런 자세를 인해 개혁신학에 대한 이해도는 더 커지고 있다. 탁구도 더 고수를 만나 나에 대한 진단을 들으며 나의 게임하는 방법에 여러 변화를 주고 있다. 이제 이순(耳順)의 나이에 들었으니 역한 말을 들어도 순하게 소화하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 이 일이 얼마나 어렵겠는가? 역한 말에 생기는 역한 감정은 차곡차곡 모아두었다 탁구를 칠 때 모두 날려버리고, 그 역한 말은 나의 마음과 생각을 넓히는 데 써야 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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