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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묵자흑(近墨者黑), 근주자적(近朱者赤) 정요석 202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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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올해 1월경에 탁구 드라이브를 거는 법을 크게 깨달았다. 깨닫고 보면 별 거 아닌데 이것을 장착하는 데 무려 10년이 걸렸다. 요사이 rpm과 파워가 겸비된 공을 넘기는 기쁨을 크게 누리고 있다. 비록 10년 걸렸지만 탁구는 실력을 향상시키려면 방법이 있다. 실력이 더 좋은 코치와 고수들에게 배우면 된다. 돈을 지불하면 더 쉽게 배울 수 있다.

 

그런데 신학과 목회는 상대적으로 배우기가 쉽지 않다. 첫째 탁구처럼 누가 실력자인지 쉽게 구분이 안 되어 자신이 하수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고, 둘째 누가 고수인지 몰라 가르침을 베풀 자를 잘 찾지 못하기 때문이고, 셋째 탁구보다 그 실력이 느리게 늘기 때문에 배움의 유용성을 잘 못 느끼기 때문이고, 넷째 자신이 고수가 될수록 건방져지고 냉소주의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나는 20179월 합신 총회에서 신학연구위원회의 위원이 되었다. 이때부터 총회가 신학위에 맡긴 여러 사항들에 대한 신학적 판단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및 대소요리문답의 새로운 번역에 참여하였다. 나름 그 신앙고백에 대한 이해와 번역에 대하여 자부심을 가졌던 나는 위원들을 통하여 나의 허술한 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더 나은 해석과 번역이 무엇인지 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님들이 태반인지라 주로 여름과 겨울 방학 때 이틀이나 사흘간씩 열렸는데, 얼마나 즐겁고 서로 배움을 얻는 신학위 모임이었는지 두 해 동안에는 새벽 7시에 모여 밤 9시까지 번역하곤 하였다. 무슨 정신과 정열로 그때는 그렇게 열심히들 하였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성경에 대한 이해, 조직신학과 역사신학의 지식, 영어와 라틴어 실력, 국어 작문 능력 등 여러 실력이 공개되고 경쟁되고 보완되며 멋진 번역물이 3년 넘게 이루어지고 있다.

 

나는 조직신학 박사이다. 박사이다 보니 아이러니하게 어디 가서 배울 자리와 기회가 적다. 그런데 신학위의 토론과 교제를 통해 신학과 목회와 인격을 배우고 있다. 50대 후반에 내가 누린 호사 중의 하나는 신학위원이 된 것이다. 내 느낌이라 틀릴지 모르지만 올 1월에 탑스핀만이 아니라, 신학과 영어 번역과 성경 이해에 대하여 많은 통찰을 얻어 설교와 글쓰기를 할 때마다 기쁨을 누리고 있다.

 

누가 신학과 목회와 인격의 고수인지를 알아 그들과 어울리며 좋은 영향을 받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자신의 지식과 독서와 경험이 어느 수준에 이르렀다는 포만감과 냉소주의에 이를 때 스승과 고수와 좋은 모임을 통해 향상하려는 일은 매우 필요하다. 나에게 목표가 있다면 은퇴할 때까지 향상된 설교를 하는 것이다.

 

아래 사진은 8월에 신학위 모임을 마치고 광교 어느 식당에서의 저녁 자리이다. 지난 3년간 신학위에 성주진 교수님, 조병수 교수님이 계시다 합신을 은퇴하시며 자리를 떠났고, 그 자리에 이남규 교수님이 새로이 들어왔다. 이승구 교수님은 지금도 위원으로 계신데 그날 일이 있어 식사자리에 같이 하지 못하였다. 구자신 목사님은 위원장으로 섬기시다 작년에 6년 임기를 마치셨다. 

 

(페이스북에 11월 2일에 쓴 글입니다.) https://www.facebook.com/yosuk.jung/posts/10223961880143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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