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능력! | 정요석 | 2020-12-1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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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독일의 골키퍼 올리버 칸은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그런 그가 2006년 자신의 고국에서 열린 독일월드컵에서는 주전이 아니라 후보로 밀려났다. 그는 “진정한 스포츠맨이 되려면 지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의 이점을 골키퍼를 포함한 다른 모든 선수들에게 나눠 줄 것이다.”라며 후보로 출전하여 팀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는 “내 경력을 통틀어 나는 최선을 다해 싸우는 것으로 명성을 떨쳐 왔다. 그런데 내가 2인자로 밀려나자 모든 이들이 나를 영웅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2000년 미 대선에서 엘 고어는 억울하다 할 수 있는 패배를 당했다. 그럼에도 그는 “조금 전 조지 W 부시에게 전화해 43대 대통령이 된 것을 축하했습니다. … 이제 미국 대법원은 판결을 내렸습니다. 나는 이 판결에 대해서 의견을 달리하고 있지만, 승복한다고 분명히 말씀드립니다.”라는 승복 연설을 하였다. 부시의 취임사보다 고어의 승복 연설은 내내 기억되고 있다. 2008년 미 대선에서 패배한 매케인 후보는 “역사적인 선거였습니다. 특히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오늘밤 얼마나 자랑스러울지 이 결과가 그들에게 얼마나 중요할지 압니다.”라며 오바마의 당선을 인정하고 축하했다. 엘 고어와 존 매케인의 승복 연설을 인하여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지지자들은 미국의 하나됨을 위하여 진정할 수 있었다. 사울 왕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버리고 다윗을 택한 것을 받아들이지 않아 비참한 죽임을 당하였다. 하만은 모르드개에게 왕복을 입히고 말을 태워 성 중 거리로 다닐 때 자신의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 그걸 하지 못해 그는 모르드개를 매달려고 준비했던 높은 나무에 자신이 달리는 비참한 죽임을 당했다. 엘 고어는 그의 승복 연설을 이렇게 마쳤다. “나는 나를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렇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실망을 애국심으로 극복해야 합니다. 그리고 전세계 우리 친구들에게도 이번 대결을 미국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징후로 보지 말아달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난관극복을 통해서 가장 명확하게 그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 친구 여러분, 내가 언젠가 다른 사람에게 했던 말이지만, 이제는 내가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신이여 미국에 축복을 내리소서.” 우리는 떠나야 할 때 떠날 줄 아는 자가 되자. 지금 전 세계가 현 미 대통령에게 보이는 불편함과 조소를 기억하자. 아름다운 패배자는 비록 대중의 선택은 못 받았을지라도 하나님에게는 인정받는 자이고, 오히려 영웅이 됨을 알자.
(페이스북에 11월 11일에 올린 글입니다.) https://www.facebook.com/yosuk.jung/posts/102240283626053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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